강 영 은 개인전

'표정들, 개미 네 마리(Facial Expressions, and Four Ants)'

2019. 05.01 - 05.19 


 

 

 

 

과거 작가는 사용되어 녹슨 모양과 얼룩이 생긴 오래된 물체 혹은 폐기물의 사진을 찍고 이를 모아 바라보면 자신의 역할을 다한 이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표정을 숨길 줄 모르는 이러한 물체들이 같은 도시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다 진솔하게 표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통해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가치 있게 표현하여, 그 모임인 삶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나타낼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여행과 2017년 레지던시를 통해 작가 자신의 경험과 관련된 사진들이 모이게 되고 이를 SNS에 저장하여 바라보는 입장이 되었을 때, 좀처럼 현실과 당시의 기억의 간격을 가늠하기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단순하게 ‘이때 이랬지’ 생각하고 지나가게 되는 과정중 문득 ‘이 기억이 이 보다는 훨씬 많은 과정과 의미였는데!’ 하는 생각을 하였고, 수많은 디지털화된 이미지를 접하는 시간들을 통해 현실이 박리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에 대해 예술적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SNS를 통한 피상적인 기억의 소환을 탐구한 결과, 소중한 추억들을 하나의 문장 혹은 이미지로만 단순화하여 세세한 감정과 그 본질을 잊어버리게 하는 현상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현실 박리를 주제로 구상한 작품에서는 회상하는 추억이, 그리고 그 과정이 어떻게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곱씹어보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제 그림은 실재하는 하나의 방에서 시작합니다. 이 방을 그릴 당시에는 이 방의 의미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내가 왜 이 방을 그리고 있나 싶을 정도로 방은 그저 예쁜 비율로 나뉜 면이나 구획 혹은 배경에 불과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린 방은 누가 보기에도 누군가의 '방'임이 확실하였고 그 위에 오브제들이 놓임으로써 이야기는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화병이 놓인 탁상 우측엔 그림자인지 실제 의자인지 알기 힘든, 다리도 채 완성되지 않은 듯한 의자가 놓여있고 그 우측엔 화병 그림자와 한데 묶여 마치 또 다른 의자처럼 보이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의자 위에 놓인 것 같지만 허공에 떠 있는 분홍색 꽃은 추모를 연상시키기엔 너무나 생기발랄합니다. 화면 우측에 냉장고 혹은 가구처럼 보이는 물체 앞에는 노스탤지어 Nostalgia(향수)라는 팻말이 올라서 있습니다. 이 그림은 향수입니다. 사진을 보고 가지고 온 오브제들, 가구 위에는 모래가 깔려 있고 돌멩이 한 알과 해초 몇 조각이 굴러다니고, 탁상 아래에는 모래사장에 놓인 나뭇조각이 탁상과 연결되어 얹어져 있습니다. 화분 뒤에는 산호인지 육지의 풀인지 알 수 없는 식물이 자라나고 그 식물 뒤 커튼에는 얼룩진 벽과 함께 파란 문과 열쇠가 숨어있습니다. 전구를 기준으로 좌측에는 한숨을 쉬는 남자가 우측에는 안됐다는 듯이 쳐다보는 기차역에서 볼 법한 모니터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그 위로 벽이었던 공간엔 끝을 알 수 없는 기차역의 전깃줄이 펼쳐집니다. 좌측 커튼 사이로는 “YOU!”라고 손가락으로 지시하는 듯한 보라색 장갑이 동화책에나 나올 것 같은 나무 사이에서 관객을 가리킵니다. 화면 우측 상단엔 이 모든 게 헛것이라는 듯이 폐기물 저장소라는 의미로 추측되는 독일어, KEHRICHTABLAGE(kehrichtanlage)가 쓰여 있습니다. 죽은 듯이 보이지만 살아있기를 바라고 쓰레기처럼 느껴지지만 쓰레기가 아닌 사진으로 남은 기억들을 소파에 걸쳐져 화면 위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Nostalgia 작가노트에서-

 

  

 

 

강 영 은 YOUNG EUN KANG

2015년 3월 – 2017년 2월.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석사 

2011년 3월 – 2015년 2월.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학사

  

경력

2017년 석사 논문, 

「사물에 투영된 삶의 흔적에 대한 연구」,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2015년 ART-UNI-ON,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현대자동차 글로벌 아트 플랫폼 2기 작가, 

  

레지던시

2017 BrushCreekFoundationfortheArts,미국

BrashnarCreativeProject, 북마케도니아

Kingman ArtHub,미국

  

전시

2017 ‘Nasheto Globalno Maalo’, Center for Culture in the Municipality of Gjorce Petrov, 

스코페, 북마케도니아

'Reflections on Inarticulate Philosophy', ArtHub, 아리조나,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