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두 은 개인전

'MØment Øf Øne'

2019. 04.17 - 4.28 


 

 

 

테이블 위에 투명한 잔이 두 개가 등장하고 배경에 별다른 묘사 없이 깨끗하게 처리된 하늘이 보이고 최근에도 공간 안 하단에 나타난 글라스 표현은 화려한 도시 야경과 겹쳐지면서 아름답게 느껴진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안정적 구도로 놓인 사물들을 보고 있으면 정물화로 말할 수 있지만 작가의 작품들은 이내 다른 생각을 유도한다. 공간마다 사물은 짝이 있는 듯 두 개이고 연결선상에 있는 것처럼 빨대나 끈은 양쪽 접점에 들어가 모양을 이룬다. 평범한 정물이 되기를 거부한 듯 작품마다 일상 안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이내 달라지기가 시작된다. 사물과 사물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이상적 조화로 어필되는 정물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장면 구성이란 자유로운 섞임으로 답이 없는 마그리트의 풍경과 연결되고 결말짓기를 거부한다. 화면 전체로 올라온 차분한 색감과 형태들은 조화롭다. 

나란히 놓인 운동화에 끈은 두 개를 통과하고 전철 안 손잡이에 지팡이가 걸려있다. 동일한 형태 컵이 둘, 빨대도 두 개지만 그냥 길고 가느다란 것이 아닌 구부러진 모양으로 하나로 합쳐져 컵 두 개에 들어서 있다. 두 개라는 점에서 수평이 되지만 컵에 들어간 음료의 양이 조금 더 차 있거나 조금 덜 차있거나 동일함은 이내 무게감이 확인되면서 완벽한 수평이 되지 않는다. 작품에서 핵심은 둘인데 하나로 연결된 선이 있다. 선은 말 그대로 전달되는 의미인가 아니면 작가의 경험과 기억으로 부여되는 정서일까. 일상을 전제로 한다면 동떨어진 것이 아닌데 단순하게 둘이 등장함은 수수께끼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가 소재로 보여 온 Ø공집합은 의미로 볼 때 없는 것인데 공간 안에서 없다면 무엇이 없는 건가. 유리잔 두 개에 붙은 제목 attractive-force 매력적인-힘으로 같이 떠올려 볼 수 있는 건 남녀로 상상하면 로맨틱하고 성적 욕망 같다가도 사랑이란 주제를 진지하게 생각하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인 것이 아닌 자연스레 주고받는 거다. 어느 날엔 싸우고 다시 화해하거나 심각하면 헤어지는 모습이 연상되는 작품들로 애니메이션 안에 주인공들 같기도 하다. 현실에서 보지 못한 가상으로 매트릭스와 비교하면 너무 거창해지고 하지만 나한테 없는 상대방에게 보이는 내가 관심 가는 조건으로 끌림이 있다면 가상세계 안에 이진법과 흡사하다. 참과 거짓 판별이 아니더라도 미처 생각지도 못한 나와 다른 이가 사랑으로 만났을 때 또는 내가 누군가의 가족 중 한 사람 이면 그것도 사랑을 전제하에 관계는 지속된다. 좀 더 다른 각도에서 나는 타자와 만나 관계를 이룬다. 관계를 이루고 또 이루고 그러다 보면 나와 연결된 집단이 생긴다. 사회가 형성되고 더 커지면 세상이 된다. 같은 목적으로 모였다가 흩어지고 반복되는 양상 안에 개인은 맞지 않으면 동떨어져 개별이 된다. 무한한 개별과 나와 연결된 이야기로서 작가의 그림 안 사물은 재현의 사실보다 그 너머로 상상할 수 있는 계기로서 형이상학적이다. 화면 안은 대체로 단순하게 처리되어 쉽지만 동시에 어려운 면이 있다.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들로 개인에게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겠다. 여기서 작가의 Ø공집합은 보이지 않는 관계를 확인코자 만든 강박관념이 있으며 어떤 것을 경험할 때 느끼는 정서로 무게감이 얼마만큼인지 확인하려는 바람도 포함된다. 

욕망으로 인식되는 화려한 도시 안에서 유리잔을 기울이며 누구나 행복을 원하지만 언제든 깨질 수도 있는 유리잔처럼 상대방과 관계를 지속한다는 건 갈수록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안에서 불변한다는 것, 영원성 아니면 무한한 진리가 있다고 믿었던 것이 어느 날 아무것도 아닌 허상에 불과할 때 영속적이고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라고 믿었던 세계가 단지 하나의 예외적인 경우에 불과하다면, 현실은 언제든 붕괴되거나 대체될 수 있는 잠재적 사건일 뿐이라면 그러한 이상과 현실의 경계를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세계에 대한 믿음은 그저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얽히고설킨 실타래처럼 각자의 책임에 따른 선택 그리고 신념은 이틈에서 능동적으로 대처돼야 한다. 작품들은 둘과 하나라는 점에서 최소한으로 시작되지만 하나가 된다는 것과 연결선을 떠올리면 현실의 부재에서 오는 안타까움 또는 만족되는 즐거움이 교차 편집된다. 수학에서 공집합은 조건에 충족되지 않으면 없음이다. 대신 자연수를 무한대로 받아들이고 내놓기는 반복된다. 나를 0으로 놓고 본다면 순간의 더해짐과 차감이 어느 정도 일까. 반복된다는 것은 나타남과 사라짐으로 실체가 없다. 조금 가볍거나 무겁거나 차이의 정도를 따를 뿐이다.

 

 

 

 

 

김 두 은 KIM, Du Eun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졸업

개인전
2018 Shape of Øne, 너트프라이즈 공모선정작가, Gallery Knot
2016 One, 301 갤러리

단체전
2018 서대문여관 아트페어 1부, 서대문여관
2018 더 라이프 아트페어, 스튜디오별채
2018 돈의문의 어제와 오늘, 돈의문 박물관 마을
2018 끝과 시작, 2인전, 예술공간+의식주
2017 2017 전남 수묵 프레비엔날레, 목포 예술갤러리
2017 뫼비우스의 방, 예술공간+의식주
2017 On Screen Project, Sattchi gallery, 영국
2017 동강 현대 작가 초대전, 영월동강사진박물관 별관 전시실
2017 탕진수묵_중봉에서 편봉으로, 동덕아트갤러리
2017 용의 비늘, 겸재정선미술관
2016 중흥 한국화; 후소회 제 8회 청년 작가 초대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16 미?탐, 상암 DMC갤러리
2016 아시아 현대미술 청년 작가전(GIF), 세종미술관 2관
2016 우연히 문득 만나다(邂逅相遇),절강성 항저우시 항여미술관
2015 쇼케이스 리뷰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광화랑
2015 노루잠, 광진교 8번가 갤러리
2015 상상, 번지점프, 아트컴퍼니 긱 갤러리
2015 젊은 예술을 보다, 정수화랑
2015 상중모색, 서울대학교 우석갤러리
2015 제 6회 광주 아트페어(art:gwangju), 김대중 컨벤션센터
2015 청춘, 일상을 탐하다, 자인제노갤러리
2015 합; SUM THING, 301 갤러리
2015 한국화; 2015 후소회 제 7회 청년 작가 초대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15 용의 비늘;겸재정선미술관 청년작가 초청 기획전, 겸재정선미술관 
2015 제11회 서울.경기 소재 미술대학 2015년 우수 졸업 작품전, 동덕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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