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솔애 개인전 'Red Hat 빨간 모자' 2017. 4. 19 - 5. 7


 

스피노자는 에티카 Ethica 에서 “정서는 그것과 반대되는 정서, 그리고 억제 되어야 할 정서보다 더 강한 정서 없이는 억제될 수도 없고 제거될 수도 없다’.고 했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매료되고 빠져 있을 때 그것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강한 자극을 통해 새로운 방식을 획득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감정에 사로잡힐 때 우리의 신체는 그것에 맞춰 활동능력을 확장하려는 속성을 가진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지고 나면 더 강한 자극이 가해지지 않는 한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면 그에게 새롭고 강력한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그 자극은 사람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변형시켜 적용해야 한다. -스피노자. 에티카 Ethica 중에서-

다른 말로 해석 하자면 동시대 개인이 속한 사회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방식으로 나를 대변해주는 보이지 않는 포장이다. 나는 누구의 가족으로 태어나고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단체에 소속된 나아가 도시 범주 안에 저마다의 바람으로 살아 가는 인간이다.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 구도 안에서 개인은 무엇을 선택하여 일해야 할 자유와 의무는 당연하다. 그런데 이 선택과 의무라는 것이 객관적, 이성적 선택으로 정의 되지 못하는 인간의 정서가 늘 포함 되는데 경험과 기억이 오가는 현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개인의 느낌 행동의 표출이라 볼 수 있는 삶에서 개인의 선택은 명확하나 모호해 지는 순간이다. 다른 이들과 경쟁 하기에 다수가 원하는 것들 틈 안에서 선택하기 마련이고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불안감은 늘 전제조건 이다. 어느 쪽도 보이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좋아 보이는 더불어 의미 있어 보이는 선택이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인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의 시작으로 철학의 역사는 이런 개인이 포함된 다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늘 반성해 왔으며 과학은 이를 증명하고 이제 바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세상 이다. 

작가는 이런 삶의 무게에 따른 기쁨과 슬픔 그리고 욕망을 실현 시키는 신념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바라보고 이를 구체적으로 회화의 공간 상에서 보이게 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얼굴은 보여주지 않으면서 빨간색 모자를 뒤집어 쓴 몸이 초록의 풀과 만났을 때, 그 모습은 무엇을 확연하게 설명하지 않고 자유와 고뇌를 오간다. 화면으로 주목되는 레드를 볼 때 열정과 욕망이면 무엇이든 가능 하다는 동시대 개인의 초상으로 거침 없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 주지만 이내 그 상징은 고뇌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개인의 초상이 교차된다. 정서를 바탕으로 익명을 전제로 하나의 신분으로 나타나지 않는 누구의 가족, 단체의 소속, 선택된 일 등, 가능 하다고 생각 되지만 이내 알 수 없는 불안감은 더 나은 행복을 바라는 바람으로 반복된다. 작가는 이 지점에서 상상하고 인간의 초상을 그려낸다 구체적 인상 보다 익명으로 레드의 모자를 회화로 넣어 보고 반복되는 상황, 초상을 자연 이라는 거대한 공간과 비교 한다. 구체적 연출 보다 몸짓으로 어딘가로 향하는 시선 처리로 신념이 되고 가능 하다는 바람이 윤리적으로 하지 말아야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질문 하는 자리 이기도 하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옳고 그름이 이념으로 변화 할 때 그리고 문화라는 코드가 정서로 들어올 때 다수가 개인에게 끼치는 영향으로 분명한 것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나의 행복, 기쁨 이라는 것도 타인을 통해 확인 된다는 점에서 작가가 레드의 모자를 쓴 몸짓을 표현한 이유이다. 완전함과 불안전, 이성과 본능이 정서로서 고정되지 못하는 상황, 마음을 은유로서 등장시킨 유인원 원숭이 형상은 작가가 앞으로 예술가로서 고민하는 삶의 무게이고 동시대 개인의 초상이다. 

세잔은 작품에서 구체적이나 정확하지 않고 좌우 대칭이 잘 맞지 않는 형태의 겹침과 색의 뒤섞임을 정물과 수욕도를 통해 보여준 바 있다. 초상도 마찬가지로 형태와 인상을 명확히 표현하지 않으면서 색감이 화면 전체로 섞여 캔버스의 평면화를 보여 주었다. 메를로퐁티는 이를 몸을 통해 감각화 된 작용으로 정의 내리고 설명 하는데 관찰 이라기 보다 대상을 지각을 통해 체화한 것이라 했다. 눈앞에 현실을 인정 하나 이내 사각의 프레임 밖에 숨겨진 또 다른 현실을 찾고 확인하는 순간으로 주체와 개체 간에 일어나는 응시이고 나와 다른 이들의 삶과 연결된 요소들로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닌 우리 주변에 숨겨진 진실들을 찾아 내려 함이다. 말로 설명되지 않는 개인의 정동이 이 작가의 예술적 영감으로 찾아온 현실은 몸짓으로 추상이 된다. 무엇이든 현실로 만들어 지는 사물들 틈에 살지만 고민은 계속된다. 불안과 욕망을 오가며 현실을 확인하고 이내 또 다른 현실을 찾는 모습은 당연하다. 인간의 모습으로 아울러 생명체 라는 조건 하에 진행형 이다. 회화로서 이를 표현한 작가의 노력은 우리 이야기로 이성과 본능을 오가며 충족되는 조건에 관해 생각한다. 입장의 차이로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세상을 살아가는 현실로 스피노자가 정의한 인간의 본질 코나투스 Conatus 이다.

  

강렬한 빨간 색상의 이미지는 인간이 지니는 욕망과 꿈을 나타낸다.

멈추지 않는 삶의 순환과정 속에서 결핍된 대상에 대한 충족 욕구를 느끼는 인간의 감정이다.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세상 속 개체들인 익명의 인물들은 사실적인 표정이 아닌 몸짓이나 손끝, 발끝의 형태와 신체의 동작으로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인물들의 창백한 살갗의 색은 충만하게 채워진 무언가보단 불완전하고 결핍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동시에 꼬리, 원숭이와 같은 동물의 형상이 인간의 신체와 혼재되어 나타난다. -작업노트 중에서-

  

 

박 솔 애 Park Sol A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시각디자인과 졸업

  

그룹전 ‘Drawing Class’  마포구 서교동 카페 노네임 2013

그룹전 ‘첫전’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 신축강당 2014

그룹전 ‘스튜디오 723’ 마포구 서교동 카페 허그인 201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전시회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1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전공 졸업전시회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갤러리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