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별 개인전 '꿈과 허공의 시간' 2016. 11. 2 - 11. 20









정은별 작가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은 놓여 있어야 할 위치에 놓인 그런 사물이 아니다. 해체와 반복을 오가며 화면마다 등장하는 사물들은 형태가 명확 하다는 점에서 이야기의 전달력을 가져야 할 것 같지만 정작 무엇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다소 즉흥성이 있는 추상표현과 흡사하다. 어떻게 보면 형태를 두지 않는 추상표현 보다 더 당혹감을 선사 하는데 이유는 우리의 기억안에 존재하는 시선의 규범이 들어간 원근의 풍경을 버리고 사물들이 공간 안에서 부유 하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고 작가 개인의 상상력이 일상과 동떨어진 무조건적인 표현은 아니다. 경험과 기억으로 인한 무의식의 잔재는 그날의 따른 감성으로 일상적 이며 일기와 흡사한 서사의 이야기로 또다른 오늘날의 리얼리즘 이다. 다만 작품으로 보이는 어두운 색감을 바탕으로 한 물결의 흐름이 강하고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반복적으로 나타난 의자 형태로 볼 때 불안감이 강하다. 직접적 서사는 아니지만 반복과 해체를 오가는 형태가 주는 불안감은 작가가 삶의 경험에서 오는 미묘하게 느끼는 그 무엇으로 개인의 감성은 사물에 강하게 투영된다. 이 모호한 추상의 공간은 분명 개인이 느끼는 것이지만 일상에서 개인이 속한 사회, 문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개인의 감성이란 복잡 미묘하다. 타인과 개인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사는 그리드 위로 형성되는 저마다의 희망으로 모여진 도시범주 안에 개인의 감정이란 당연 정동을 오간다. 매순간 이성적 판단과 함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은 끊임 없으며 예측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더하다. 지금도 그 옛날에도 불안감은 있었고 미술사의 모더니즘 안에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느꼈던 불안감은 실존주의로서 당연하다.
보이지 않아도 개인의 신념처럼 작용 해왔던 전통의 믿음, 사물의 본질은 사라지고 삶의 수반된 대부분의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자본의 집결과 산업사회를 시작으로 식민지를 찾아나선 강대국들의 열망은 세계 대전으로 이어지고 그에 따른 충격과 공포는 국가와 개인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주변 사물들을 새롭게 보기위한 노력은 개인이 이성적으로 통제될 수 없는 이런 불안과 공포가 시작 이었으며 예술 전반에 걸친 아방가르드적 행위 요소는 그래서 형이상학적 이며 타인이 쉽게 알 수 없는 추상성을 지닌다. 달리가 그려낸 창백한 색감의 흘러내리는 시계가 있고 마그리트가 무표정함을 바탕으로 중절모를 쓴 인물을 반복시킨 작품 그리고 키리코의 작품에서 원근이 강한 ‘거리의 신비와 우울’엔 실존의 불안감과 고독이 있다. 어느 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마치 고체가 액체처럼 변화하는 일정한 형태를 갖추지 않는 것처럼 근대 시기란 모호함의 연속 이며 엃히고 설킨 실타래 같은 모습은 도시 그 자체이다. 혼자서 살 수 없는 타인을 통해서 확인되는 개인의 욕망은 때로 정작 본인이 알지 못하는 맹목적인 바람이 될 수 있는 사물의 본질이 없는 보드리야르가 말하는 시뮬라시옹 이다.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길거리 쇼윈도 안에 진열된 상품은 이런 맹목적 바람의 이유 이다.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이 명확 하기에 외형의 기준이 되는 개인이 원하는 사물을 통해 이제는 그것들로 나를 드러내고 타인을 통해 확인 받으려는 심리는 더욱 강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제와 오늘이 있고 시간은 흐른다. 거창하게 말하면 포스트 모더니즘 범주 안에 본질도 있고 또 새로운 발견, 또 다른 상황의 발견과 극복이 반복되는 베르그송이 말한 지속의 순간 이다. 개인은 이런 혼재된 양상 안에서 결국 불안감을 안고 얼마만큼 극복 하느냐 이고 프로이트와 라캉의 언캐니는 욕망계로 계속된다. 작가의 모호한 공간은 이런 틈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불안과 안타까움을 오간다. 용도 폐기로 버려진 종이컵을 보고 그리고 작업실이 있는 동네 앞에 놀이터 기물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 상황을 확인하고 현 사회 안에서 아름답다 생각되는 것들로 채워지고 사라지는 반복의 순간을 느끼고 생각한다. 갈수록 빠르게 오가는 문화 소비 양태로 사물들을 바라보고 사회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작가 또한 그 안에 일부임을 인식하고 개인, 주체자로서 무엇을 바라는지 묻는다. 결국 작품안 사물들이 전달해 주는 불안감 이란 카프가가 만들어낸 그레고리 잠자의 시각으로 그 메타포는 혼자만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공감되길 원한다.


 

정은별 Jung, eun-byul
2014,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2011,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5 ‘사라지는 나날들’ 플레이스 막, 서울
2014 '보이지 않는 나라’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그룹전
2015 ‘ beyond recall 용마랜드’ 꿈의숲 아트센터 드림갤러리, 서울
2014 '바람난미술' 서울시청 시민청, 서울문화재단, 서울
2012 'ASYAAF' 문화역 284, 서울
2011 '사랑을 품다’ 금천예술공장, 서울
'내밀한 파장‘ 유중갤러리, 서울
‘Exhibition50' 서울대학교 space599, 서울

수상/지원
2015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시각-개인전, 서울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