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이 개인전 "밀 실" 2014. 3. 12 - 3. 30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회화에서 말하는 리얼과 추상의 구별이라 말할 수 있는데 갈수록 예술에서 이것에 대한 경계는 불분명 해지고 모호해짐을 느낀다. 단순히 보이지 않는다 해서 추상이라 말할 수 있을까. 또 눈으로 형상이 관찰된다 해서 리얼이라 말할 수 있을까? 동시대로 들어오면서 작품안 재현도 재현의 성격 보다는 추상의 성격을 갖는 듯 보인다. 관찰 보다는 경험안 인식의 과정이 주관적인 생각으로 변화 하면서 사물에 대한 은유가 강해진 현대 예술에서 추상의 경계는 폭넓고 더욱 다원화 되어 간다. 이유는 우리 삶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사물간에 의미 부여가 많아 지면서 더욱 그러할지 모르겠다. 추상이 오기전 사실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는 재현 에서도 추상은 있었다 말하고 싶다. 눈으로 관찰하며 손으로 사물을 닮게 그려 넣어야 하는 작업은 투시도법을 통해 사물의 부피와 거리, 명암, 색조의 관습 등으로 명료함을 주지만 사각의 프레임 밖으로 존재되는 사물이 들어간 다른 각도에 장면들은 표현할 길이 없었다. 예술가의 반복된 관찰을 통한 기억안 사물들도 그대로 생각으로 보이지 않는 추상으로 자리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다원화 되는 삶을 통해 늘어나는 표상들. 그로인한 생각들은 산업사회와 과학, 각종 문화와 맞물리며 사물에 대한 의미부여로 은유적인 성격에 추상으로 더욱 변화한다. 그러나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예술가들은 이렇게 주관적인 생각으로 사물간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더욱 심화된 은유적인 추상을 만들지만 정작 관람객들은 그것들 앞에서 적잖이 당황한다. 관찰해야 할 사물이 화면안에 없거나 닮았지만 다른 어떤 것들과 이질적으로 뒤섞여 인식의 과정안 사물과 다르니 더욱 그러할 것이다. 사실 그렇게 당황할 이유는 없는데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 표현된 것이라 쉽게 알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매시간 쏟아지는 생각들은 정답 이라기 보다 개인에 의견에 가깝다는 것을. 그래서 늘 새로움을 추구하며 사물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예술적인 작품으로 매순간 탄생 된다는 사실을...


고진이는 이러한 예술성에 부합 하려는 듯 다소 주관적인 느낌이 강한 추상 회화를 선보인다. 형상도 잘 보이지 않는 작품들은 희뿌연 색감 너머 무엇이 존재하는지 묻는 것처럼 경계는 모호하고 공간의 깊이감도 간음하기 어렵다. 패턴도 여백의 자리도 일정하지 않은 한번에 올라온 색감이 아닌 여러번의 색들이 겹쳐져 올라온 색감은 그 옛날 로스코의 숭고미 와는 다르다. 매일의 경험으로 찾아오는 그날에 따른 느낌이 감성의 작용으로 변화된 것이라 추측되는 작품들은 그래서 더욱 일정하지 않지만 화면은 잔잔하여 우리에게 상상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 작품들의 주제는 밀실이고 가족간의 관계를 공간감으로 해석해 추상적인 회화 작업을 선보여온 작가이다. 어느 집이든 일정한 주거 공간 안에서 몇 명의 식구가 이루어져 살아가는 관계간의 깊이는 얼마만큼 일까? 내 주변에서 가장 친밀하다 할 수 있는 가족간의 관계 역시 누구의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 놓이냐에 따라 그 깊이 또한 달라질 것이라 본다. 다소 주관적이다 말 할 수 있는 작가의 생각은 그래서 모호하나 공감할 수 있는 생각으로 여기서도 나와 타인의 관계형성으로 얘기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얼마만큼이 나의 공간일까? 소설안 허구의 인물 ‘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 얘기를 통해 다양한 상황으로 그 경계가 얼마나 모호해 질 수 있는가를 얘를 들어 보겠다.

‘...로사리오가 없다는 사실을 가장 실감한 건 아버지가 난동을 부렸기 때문입니다. 전에 다 같이 살 때는 동생이 없을 때만 그랬는데, 이제 그 애가 눈앞에 보이지 않자 아버지는 시도 때도 없이 깽판을 쳤거든요. 난폭한 꼴통으로 별로 당할 자가 없었던 아버지가 로사리오 말에 고분고분했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전체 중 부분발췌

-소설 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


소설은 파스쿠알 두아르테라는 허구 인물을 통해 독백 형식으로 개인사를 조명하며 어찌하여 그가 어머니 살해라는 수렁까지 빠지게 되는지 보여 준다. 서로 싸움을 일삼는 부모, 일찍 죽은 남동생, 어린 자식들의 잇따른 죽음 등. 다소 여러 극한의 상황은 한 개인이 타자간에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이며 나아가 사회적 환경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도 같이 보여준다. 소설은 이렇다 할 결말을 내보이지 않지만 현실의 삶에서 벌어지는 상황 안에 여러 선택의 길이 있음을 그리고 가장 친근한 가족간의 관계 형성이 얼마만큼 다른 모습으로 변화 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다시 이 작가의 관점에서 나를 그림으로 표현 한다면 어떠한 색을 갖으며 또 어떤 형상인가. 나는 얼마만큼의 깊이를 갖을 수 있을까? 개인마다 달라질 것이고 정답이 없는 수많은 색들과 형상은 날마다 오는 현실의 삶과 직결되 진실들은 태어나고 표상으로 흡수되며 문화로 형성된다. 그리고 이 작가에게는 회화적 작품의 소재로 변화 되기도 한다. 그날에 내적 갈등에 따라 슬플수도 기쁠수도 있는 감정의 변화와 형상간의 즉흑적 관계를 색감과 교차 시키고 추상을 만든다. 무엇이다 정의 내리지 않는 사물에 대한 은유 또한 이 작품에서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현실의 삶에서 파생된 작가 나름의 생각과 감정 등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것으로 끝없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내 주변에서 가장 친근하다 할 수 있는 가족관의 관계를 통해 나와 타인과의 관계 나아가 외부요인 으로 볼 수 있는 사회환경이 우리에게 얼마만큼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작가는 추상을 통해 질문한다.

 

-갤러리도올 큐레이터 신희원-


고진이 高珍彛 Koh Jinyi


단체전

2013 Position 2_노암 갤러리

2012 아트마켓 전_요기가 표현 갤러리_with아트페이

2012 '2012 아시아프' 1부 참여작가

2012 탐닉의 공간 2부_삼청갤러리

2012 무단침입 전 _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203의 48번지

2011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현대미술전공 졸업전시 _공평갤러리

2010 남을 위해 살자 전 _홀스톤갤러리

2010 8posotion _aetscape_seoul


개인전

2012. 12. 20~12. 30 또다른 경계 전_팔레 드 서울 갤러리

2012. 04. 09~04. 14 Another border 전_줌 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