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수 개인전 -생각이전으로 2011. 12. 7- 2011. 12. 18


서양화를 전공한 배명수의 작업은 사물로 인식되는 구상적 형상을 그리기보다 형상이 없는 추상적 그림을 선보여 왔다. 동양적 감수성이 묻어나는 그의 붓터치는 어떤 전복을 꾀하거나 반응들을 겨냥하기보다 캔버스 위로 나타나는 물감층으로 인한 시각적 즐거움을 매개하려는 데에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회화 작품에서 형상이 없다는 추상이란 무엇인가? 캔버스 안에서 그만큼 자유로울 것이고 사물로 인식되는 형상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보통의 화가는 형상을 얻기위해 눈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기억을 더듬으며 지각하고 손끝으로 형상을 완성한다. 물론 눈앞에 보이는 사물에 형태를 그대로 옮기지 않는 것으로 추론을 더해 그림을 그리는 것도 추상성이라 하겠다. 이 외에도 작가는 작품을 완성시 다양한 조건이 따라다닌다. 페인팅만이 아닐경우 재료에서 오는 물성적 실험 그리고 작품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까지. 작가는 다양한 것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이 작가의 그림은 참으로 단순하다. 화면 안에서 어떠한 구상적 형상도 찾을 수 없으며 원색적인 색감도 보이지 않는다. 재료에서 오는 물성도 찾을 수 없다. 단순히 유화 물감의 붓터치에서 오는 물감층만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물감층은 어디에서 왔는가. 작가는 이 전시에 제목을‘생각 이전으로’라 정했다.‘생각 이전으로’라 함은 생각을 하기 전인데 동양적 의미로 무념無念이다.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 무념이란 작가에게 어떻게 작용할까? 이것은 작가가 그 어떤 형식에도 메이지 않고 경험도 배제한 그림을 창작하는 행위 자체를 더 중요시 하겠다는 의미겠다. 즉 자신 스스로에 마음을 가다듬고 자연에 기氣를 맡기며 붓끝에서 나온 행위로 작품을 완성한다는 얘기이다. 덕분에 작품은 작가의 바람처럼 어떠한 형식에도 메이지 않는 붓터치 만으로 자유로운 추상을 만들어 냈다. 그래서인가! 이 그림 안에는 형상이 보이지 않으니 형상을 뒷받침하는 공간성도 별도로 구별되지 않는다. 마치 동양적 사고에서 말하는 노자의 허虛처럼 공간이 아닌 기氣로서의 흐름이 생성된 것이다. 물감이 흐르고 번짐에 작용으로 또다른 색이 피어나 화면은 형상없이 조화롭다. 이 작가의 생각 이전으로 자유로운 마음으로 작품을 창작 하고픈 시도는 더 낳은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도 같이 포함된 것이다. 이제 예술가의 손을 떠난 작품은 비로소 세상과 소통하며 더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배 명 수 Bae Myung Soo

1975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개인전
1984 제 1회 EAST-BLACK (공간 미술관)
1986 제 2회 BLACK-무제 (흑백소극장)
1987 제 3회 BLACK-공간 (우정미술관)
1990 제 4회 RECURRENCE 자연을 위한 공간 (인데코 갤러리)
1992 제 5회 RECURRENCE 산, 바람, 구름, 비 (현대미술관)
1995 제 6회 RECURRENCE 산, 바람, 구름, 비 (동주갤러리)
1999 제 7회 검은바람-정선에서 (예나르 갤러리)
2001 제 8회 검은바람-고흥에서 (예나르 갤러리)
2003 제 9회 RECURRENCE 그대로 또는 되돌아 갈 것들 (서종 갤러리)
2006 제 10회 북촌을 그리다 (동이 갤러리)

그룹전
1974~80 환경전에 EAST 출품
1985~94 구조전
1978~94 서울 방법전, 한일작가전, 우정미술관 서양화10인전, 동경 금일의 미술전, PIFO, KIAF, 국제판화-Drawing전, 현장39인전, 동세대 6인전, 현대회화 14인의 전망전, 전환의 회화전, 한국미술청년작가회전, 서울SPECT 미술제, 중앙현대미술제, 광주현대미술제, MANIF2005, 동이갤러리 개관전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