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정“아이스크림ICE CREAM" 4. 21 - 5. 9

인간은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믿기도 한다. 그것이 옳은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생각을 하며 스스로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우리가 ‘믿는 이유’를 알게 되면 무엇을 믿는 것인지도 알 수 있다. 당연히 믿음이 가진 가치를 잃지 않고도 그 비밀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믿음은 주로 왜 라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게 해준다. ‘왜’라는 물음 하에 인간은 세상을 해석하도록, 자기 삶의 의미를 찾도록 진화했다. 그리고 끝임 없이 왜 라고 묻는다.

믿음이 있다고 해서 꼭 교회에 가지 않는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많지만 자기 삶에서 그대로 실천하는 경우도 적다. 제도적 종교는 쇠퇴했고 영적인 것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다. 오히려 스스로를 영적인 존재라 믿고 싶어한다. 왜 라는 물음하에 우리는 많은 것을 이룩했지만 이로인한 개인주의와 소비주의는 지금 시대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돌부처와 아톰이 등을 보이며 서있다! 실제로는 볼 수 없는 가상의 세계에서나 있을법한 이 이미지는 작가 노희정의 사진 속 한 장면이다. 마치 강한 절대자 앞에서 한없이 나약해 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이 장면은 우리 현실세계와 닮아있다. ‘왜’ 라는 물음 하에 인간은 많은 것을 진화시켰지만 또 그것으로 인해 오만함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가 노희정의 신작에서 돌부처는 사라지고 차가운 베어브릭 인형이 큐빅 사슬에 묶여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표정을 알 수 없는 차가운 금속성의 베어브릭 인형은 몸이 묶인 채 물위에 누워 있거나 그물망에 드리워져 갇혀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이전의 시리즈에서 보이던 절대적인 가치와 관계에 관한 면은 사라지고 현대사회 안에서 혼돈스러워 하는 나약한 인간만이 있을 뿐이다. 어떤 믿음에서 벋어나 ‘왜’라는 질문으로 진보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나 그 끝은 보이지 않는다. 항상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욕망과 상실감 그리고 망각 속에서 인간은 살아간다. 전시명인 아이스크림‘ICE CREAM’은 그러한 면과 함께 발전된 도시 속에서 점차 의식화 되어가는 인간의 인스턴트식 감정의 소비를 말한다. 늘 진보해 왔지만 그 안에서 겪는 혼돈의 양상은 여전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난감 인형들을 어떤 공간 안에 배치시켜 한 장면을 만들어 내는 작가의 작업은 인간이 세상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가! 라는 물음을 던지며 동시에 인간에 대한 성찰과 치유의 한 행위이다. 너무나 익숙한 장난감이나 의미 없이 버려질 수도 있는 이것들이 한 작가의 작업에 의해 새로운 장면으로 예술작품으로 나온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노희정 HeeJung Noh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판화전공) 졸업

개인전
2010 기획 초대전, 갤러리 도올, 서울
2009 기획 초대전,GS The Street Gallery, 서울
1998 관훈갤러리, 서울

단체전
2007 제7회 시사회전, 대안공간 팀 프리뷰 기획 공모당선전, 서울
2007 『헤이리 아시아 청년작가 프로젝트』,금산갤러리 외 10곳, 헤이리, 파주
2007 HP Turn On Award, HP 디지털 이미지 공모당선전, 노암갤러리, 서울 (2/21-3/12)
2007 『伸인상전 』, 금산갤러리 기획 공모당선전, 금산갤러리 외 2곳, 헤이리, 파주
2001 독립예술제, 홍대앞, 서울
2000 현대미술과 한국여성100년전, 신세계갤러리, 인천/광주
2000 『THRU-THE BOOK』,아티스트북전, there's, 서울
1999 청년작가초대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9 『이화,액션,비젼』,예술의 전당, 서울
1998 인간과 인형전, 토탈미술관 기획, 장흥
1998 이서전, 문예진흥원문예회관, 서울
1998 제12회 이화판화회, 관훈갤러리, 서울
1998 윈도우 갤러리, 김선영미용실, 서울
1997 APERTURE전, 서경갤러리, 서울
1997 제4회 플러스 프린트전, 관훈갤러리, 서울
1997 제23회 서울현대미술제, 문예진흥원문예회관, 서울
1997 제17회 현대판화 공모당선전, 문예진흥원문예회관, 서울
1997 ‘N.E.F'전, 덕원갤러리,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