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展 "포착된 일상의 풍경" 2009. 5. 6- 2009. 5. 17

이상미의 작업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사물을 모티브로 한다. 소파와 테이블, 화분 등은 반복되는 일상의 표현인 동시에 늘상 마주하고 있지만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소소한 사물의 나열이기도 하다. 그러한 정물을 소재로 마치 일기를 쓰는 것 과 같이 ‘실’을 매개체로 일상의 이야기들을 풀어 나간다.
그는 그의 손에 거쳐 간 다양한 사물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작업실의 풍경이 주로 화면에 등장한다. 거기엔 자신이 쓰던 의자, 테이블, 선풍기, 소파, 신발 등이 있다. 그 형태를 따라 실을 붙인 기억을 따라가면 큰 굴곡 없이 성실한 일상이 누적되어 있다.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은 그 어떤 것에 대한 권위를 갖지 않은 채 다만 일상이라는 리얼리티를 반영할 뿐이다. 그렇게 사물성에 고착된 그늘은 시선의 외면에서 ‘시선의 행적’으로 기록되기 시작한다. 그것은 이상미의 작업에서 진정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익숙한 것에 마음을 두고 하나씩 사물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도 중요하다 싶은 것에는 색실을 사용하여 구별한다. 그 어떤 것도 소외됨 없이 두루두루 관심을 쏟는다. 이제 화면은 기억을 펼쳐 한 장면이 되었다. 그는 그렇게 성의 없이 우연성을 만들어 내지 않았고 자신과 크게 상관없는 대상에 마음을 두지도 않았다. 자신의 위치를 아는 것에서 시작하여 하루 동안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거리만큼의 작업에서 마친다.
의자를 감고 여행 가방을 실로 감는 행위는 그 사물을 알아가는 작업이다. 안다는 것은 손의 지문으로 대상을 느끼는 살스러운 이해다. 여기서 ‘형태’의 새로운 의미가 드러난다. 사물은 그 고유한 색을 잃어버린 형태로만 남았고 거기에 감긴 실은 사물의 지문이 되었다. 그 오브제는 평면의 풍경에서 입체로 튀어 나온 중요한 실마리로, 그것은 형태라는 것이며 그것으로 관객은 화면에 참여하게 된다. 사적이지만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사물의 형태를 통하여 우리의 시선은 다시 화면으로 돌아가게 된다. 비로소 흥미 있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그것은 평면에서의 사물 이미지와 공간에 놓인 사물 오브제에서 오는 유비였다. 이 둘은 동일한 형태를 갖고 어느 하나의 방향으로 포착되어 있다. 전시공간에 있는 의자나 여행용 가방은 평면에서 포착되어 나왔으며 화면이 암시하는 사적 내러티브를 읽을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의자에 앉지 않아도 시선은 의자에 앉아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도로의 풍경을 의식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아울러 그 시선은 전시공간에 위치한 사물이 화면을 향하여 그(사물)의 정면성을 조아리고 있는 방향성으로 강요받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단면’에 대한 고민으로 불거져 나온 것이다. 기억이라는 것 역시 시간의 단면이다. 작가는 실을 풀며 그 주름을 재며 그 거리만큼 기억을 더듬는다. 그의 풍경은 평면이며 단면이다. 단지 실재성을 갖고 있는 단면이기에 사물을 거리와 면적으로 파악한다. 평면이 공간을 활용하고 있으나 벽을 타고 불쑥 튀어 나온 정도에서 그친다. 즉, 일상의 포착이다.

실은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재료이다. 평소에는 느슨하게 멋대로 놓여져 있다가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뒤엉켜지기도 했다가 팽팽하게 긴장감 있는 선으로 바뀌기도 하고 구겨졌다가도 결국 다시 본모습으로 돌아오는 아주 매력적인 재료이다. 또한 작가에게 마음과 일상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매개체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러한 재료를 이용해 정물로 대변되는 소소한 일상을 선적인 드로잉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그 대상들의 면을 빼곡하게 채워 면을 강조 하는 작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이것은 일상의 지루함의 표현이기도 하고,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일탈의 감정들을 각기 다른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캔버스에 국한된 범위를 확장시켜 화면밖에 설치된 의자, 여행가방 등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으로 하여금 더 구체적인 상상을 하게끔 유도하였다. 일상의 소소함이 관객과 조금은 구체적으로 소통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LEE, SANG-MI

학력
2005 동덕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2003 동덕여자대학교 미술학부 회화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09 갤러리 도올 초대전 ‘포착된 일상의 풍경’(갤러리 도올, 서울)
2008 KT아트홀 기획공모 당선 전 ‘My Studio'(KT 아트홀, 서울)
2007 갤러리 숲 초대전 ‘소소한 일상’(갤러리 숲, 서울)
‘Still Life’(갤러리 가이아, 서울)
2004 ‘Communication’(동덕아트 갤러리, 서울)

주요 단체전
2009 화랑미술제(벡스코, 부산)
2008 Hello Sapporo(컨티넨탈 갤러리, 일본)
Soaf 서울 오픈 아트 페어(코엑스 대서양홀, 서울)
SeMA 2008-미술을 바라보는 네 가지 방식(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빛뜰 갤러리 신진작가 공모당선 전 ‘일상의 그림자’(빛뜰 갤러리, 성남)
2007 SEOUL-BEIJING(갤러리 공, 중국)
제 5회 청년작가 조망전(갤러리 올, 서울)
우수작가 초대전(갤러리 올, 서울)
전展시장 그리고 전轉시장(GM대우 상봉지점, 서울)
2006 제 4회 청년작가 조망전(세종문화회관, 서울)
한국 현대 작가전(코발렌코 갤러리, 네덜란드)
한국 현대작가 뉴질랜드 초대전(아오티센터 뮤지엄, 뉴질랜드)
2005 ‘컬러 엑스포 2005’ 초대작가전(코엑스 대서양홀, 서울)
생활의 발견전(피프틴 갤러리, 서울)
삼청미술제(이오스 갤러리, 서울)
제 1회 한?미 작가 교류전(필라델피아 첼튼햄 갤러리, 미국)
2004 team_preview INC., 展(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서울)
제 2회 M.Y.O.S전(목금토 갤러리,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