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을 4. 18- 5. 6

이목을의 작업에 등장해오던 사과와 대추, 감 등은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작품과의 첫 대면부터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또한 보편적이고 우리에게 익숙한 재료인 나무판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거나 가지런히 놓여 있는 그들은 손을 뻗어 만지면 촉감을 느낄 수 있을 것처럼 사실적으로 표현되어있다.

이러한‘재현의 트릭’은 이목을의 작업에서 가장 주요한 표현 방식으로, 오브제(나무판)와 ‘실재(實在)같은 형상‘의 결합은 관람자의 작품에 대한 지적기대와 감각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실재 같지만 허상인 형상은 작가가 느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존재하는 물질들과의 교감, 그것에 대한 작가의 시각과 추구하는 바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결과이다.

이목을의 작업에서 나무는 단순히 캔버스인 배경요소가 아니다.‘공空’이란 작품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백은 단지‘남겨진 공간’이 아닌, 하나의 주체로써 존재한다. 심도 있게 사실적으로 재현된 형상들과 그들을 조용히 담고 있는 나무판은 작가가 말하고자하는‘너’와‘나’의 관계, 음양의‘조응調應’과‘조화調和’를 대변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무가‘너’라면 그리는 부분은‘나’인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교감과 교류를 중시하는 작가는 타인을 존중해야 나 역시 존중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낸다.

그 동안 나무판이나 도마 등 있는 그대로의 전통적 소재를 사용해왔던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 작가가 의도한 상자를 작업에 사용하여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연출을 통한 새로운 조형성을 유도해낸다. 비어있는 나무 상자는 그 속성 그대로‘비워진 것’을 평면적인 나무판보다 직접적으로 나타낸다. 그리고 뒤집어진 나무 상자의 바닥에 사실적으로 그려진 형상은 ‘채워진 것’을 나타내준다. 실제적인 공백(상자)은 평면에서의 여백보다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비워진 것’과 ‘채워진 것’이 한 공간에서 함께 조화를 이룸으로써 음과 양의 공존과 서로 다른 존재들의 조화를 추구하는 작가의 작업 의도를 표출한다.

이목을의 이번 신작에서는 사과가 주로 등장한다. 지금까지 작업을 통해 관계성을 표현해온 작가는 사과에서 사람의 면면을 찾아냈다고 말한다. 사과를 통해 모두 다른 성격과 외양을 지닌 사람의 모습을 발견한 작가는 그 사과들이 하나의 상자에 모여있는 모습을 표현해 같은 울타리 속에서 서로 다르지만 함께 공존하고 있는 현대 사람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작업을 통하여 사람들과의‘교감’과‘교류’를 추구해 온 이목을은 사람들과의 더욱 자연스러운 교감과 소통을 위한 고민 끝에 새로운 작업방식을 선보였다. 여전히 익숙한 느낌이지만 작가가 의도한 나무상자를 사용한 신작은 이전 작업보다 현대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언뜻 보아서는 잘 그려진 구상 회화로 보이나 작업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나무와 형상으로 표현해내는 독자적인 작업 방식은 추상 회화의 경계에도 들어선 작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미국에서의 작업 활동 후 한국에서 꾸준히 이어진 작업의 결과물인 신작 15점 내외가 전시된다. 나무상자에 먹이나 흰색 안료를 엷게 칠한 후 형상을 재현해내는 새로운 작업 방식으로 극대화된 일루젼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적인 태도로 있음과 없음 사이의 ‘교감’을 추구하는 작가의 내면과 교감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

李木乙 Lee Mok Ul

영남대학교 . 개인전 21회 .국제아트페어 10회 초대

그 외 아트페어 국내외 단체 기획초대전에 다수 참여

현재-작업에만 전념